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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COC 중원 자막팀

대본 : 도비

싱크 : 천사(mikycho)

양문호장

제25화

천파부에 함부로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든 죽여 버릴 거요

승상께 무례하게 굴지 마라

여봐라, 집안 전체를
샅샅이 뒤져라

네, 나리

가자, 서둘러

없는데요, 없어요

- 샅샅이 뒤져
- 들어가서 찾아봐

- 이쪽으로
- 네

없어요, 어떻게요?

- 저쪽으로 가보자
- 네

나리, 못 찾았습니다

그럼 어언은...

나리, 저쪽에도 안 계십니다

제대로 찾기는 한 거냐?

수색을 해도 못 찾으셨으니
이제 돌아가시지요

날 쫓아내야 성이 풀리시겠소?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소란스럽습니까?

전하

승상, 들어오다
하인들에게 들었소

어언을 찾으러 오셨다고요

아니 그렇게 중요한 일을 어찌
나에겐 알리지도 않으셨소

내가 도와드릴 수도 있는데...

큰일도 아닌데 괜히 전하께
심려 끼치고 싶지 않아서지요

승상의 딸은 예전에 요나라
태자비가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딸이 또 있었소?

친정에 온 어언을 양연랑이
납치해 여기에 숨겨 놓았습니다

전쟁이 났는데 친정에 오라고
하셨다니 이해가 안갑니다

저도 아직 딸을 못 만났습니다

잘못된 소식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된 거였군요

승상

확실하지도 않은 일로
여기서 소란을 피우시다니

폐하께서 승상이 권력을 남용해
충신을 모함하려는 것을 아시면

가만 계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하, 폐하를 이용해
절 협박하시는 겁니까?

감히 협박은요

승상은 현명하시니
지금 상황을 잘 아시겠지요

안팎의 우환이 끊이지 않아
폐하께서 걱정이 많으십니다

안 그래도 승상이 일으킨 일로
이미 화가 많이 나셨는데

오늘 일까지
폐하의 귀에 들어가면

승상도 감당하기 힘드시지
않을까 걱정 됩니다

승상

신중하셔야지요

절대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가자

결국 폐하께서 연랑과 연경을
전쟁에 내보내시기로 결정하셨소

망극할 따름입니다

정말 잘 됐어요
넷째 형도 알고 있어요?

알고 있다
내일 천파부로 돌아올 거야

이제 셋째형만 찾으면 되는데...

내가 유사곡으로 사람을 보내
연경을 찾아오라 지시했소

연경만 찾으면 다같이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울 수 있지 않소

잘 됐어요

양가가 공을 세우기만 하면

내가 기회를 봐서 폐하께
연랑 혼사 문제를 꺼내보겠소

하지만 어언은 이미
요나라 태자비인걸요

송과 요와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그게 문제가 되겠소

시왕 말씀이 맞습니다

허나 승상은 양가에 대한
원한이 매우 깊습니다

폐하께서 허락하신다 해도

승상이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요

승상은 양가를 모함한 일로
폐하의 신임을 잃었기 때문에

폐하께서 직접
연랑의 혼사를 거론하시면

승상도 거절하지 못할 거요

난 오히려 양 장군이
허락하지 않을까봐 걱정이오

자식의 마음을 애비가
왜 모르겠습니까

연랑이 떳떳하기만 하다면 저도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나도 연랑과 어언이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오

우리가 정말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어언, 이기고 돌아오겠소
나 못 믿소?

믿어요
하지만 겁이 나요

뭘 겁내는지 다 아오
무서워하지 말아요

꼭 살아서 돌아올 테니...

아버지가 저희를 받아들여
주시길 항상 바랐었는데

연랑과 떨어뜨려 놓으려고 다른
사람과 혼인까지 시키셨어요

아버지 원한이 너무 깊어요
두려워요

두려워할 것 없소
어언 곁에 내가 있잖소

어언, 앞으로는 절대로
헤어지지 맙시다

그럼요
두려워하지 않을게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 승상부 -

같이 들어갑시다

아직도 걱정이 되요

걱정 마요, 내가 있잖소

어언, 자 봐라

변한 게 하나도 없지?

네가 떠날 때랑 똑같지 않니?

네, 하나도 안 변했어요

하루에 한번씩 들렸다

하인들은 네 물건에
손도 못 대게 했어

내가 직접 청소도 했단다

봐라, 먼지 하나 없잖니

아버지가 고생이 많으셨네요

집에 왔으니
이제 안 떠날 거지?

자, 앉아라

앉아

저...

아버지 뵈러 온 거예요

연랑이랑 남방에 가서
살기로 했어요

어언, 애비 곁을
떠나지 말아다오

연랑과 이미 약속했는걸요

내가 잘못했다

널 요나라로
시집보내지 말아야 했어

너한테 소리 지른 것도
집에 못 돌아온 게 한 것도

다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 했어

가지 말거라

떠나기 전에
아버지 얼굴 뵈러 온 거예요

건강하신 거 같으니
안심이 되네요

꼭 가야겠니?

어언

네 오빠도 죽고

이제 내 곁에 아무도 없어
마음이 텅 빈 것 같이 허전해

하루 종일
내 그림자나 보면서 지낸다

넌 늙은 아버지가 이렇게
외롭게 지내도 좋다는 거냐?

아버지, 지난 일은
모두 잊으세요

못 잊어
잊을 수 없다!

꼭 양가 놈들을 죽여서
반표의 복수를 해줄 거다

아버지, 이제 그만 잊으세요
그럼 더 편안해지실 수 있어요

아직도 양가 편을 드는 게냐?

내 딸이..., 친 딸이...

친오빠가 죽는 걸 눈으로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거냐

아버지

그 원한이 모두 아버지
때문에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런 말을 하다니...

아버지

아무리 고집 부리셔도
오라버니는 돌아오지 않아요

아버지, 벼슬도 다 그만두시고
저랑 시골로 내려가요

거기서 어렸을 때처럼 아버지는
낚시도 하시고 저는 옆에서 놀고

그렇게 지내요, 아버지

가슴 속 원한은 다 잊으세요

원망만 하시지 말고
산에서 여생을 보내세요

여태까지 바쁘고 힘들게
사셨잖아요. 이제 쉬셔야죠

네 말이 맞다

네 어머니 말만 들었어도 지금
반표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다

잘 됐어요
이제 제 마음을 알아 주셨네요

하지만, 하지만...
내 아들 반표는 죽었어

내가 변경을 떠난다고 해서
양가를 가만둘 것 같으냐

아니!

잘 들어라
양가 놈들은 다 죽어야해

양연랑, 양연경, 양연덕 모두
비참하게 죽여 버릴 테다

정 그렇게 하셔야겠다면
전 가볼 게요

못 간다

여기 있어!

연랑이 밖에서 기다려요
가봐야 해요

양연랑!

너 때문에 내 딸이 날 배반했어

내 딸을 죽이는 한이 있어도
절대 너한테 어언을 줄 수 없어

어언

어언!

이제는 친딸까지 죽이려고 하오?

네 발로 왔으니 잘 됐다
오늘 내가 반표 대신 복수해주마

가요

이리로

아버지

- 아버지
- 비켜

네 오빠의 복수를 해야 돼!

연랑을 죽으면
저도 살 이유가 없어요

승상, 어언을 헤치지 마시오
그 일은 이미 끝났잖소

끝나? 어떻게?

너희 양가 일곱 아들을 다
죽여도 반표는 돌아오지 못해

일곱이 아니라
저까지 여덟이라면요

양가 놈들을 위해
꼭 이래야겠느냐?

아버지 원한이 없어질 수 있다면
아버지 칼에 죽어도 좋아요

절 낳아주신 것도 아버지시니
은혜 갚는다고 생각할게요

그럼 만족하시겠어요?

좋다. 널 죽여주지
그럼 모든 게 깨끗해질 테니

승상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소, 날 죽여도 좋소

하지만 어언만은 헤치지 마시오

좋다, 네 말대로 해주지

아버지, 꼭 죽여야 하신다면
차라리 절 죽이세요

가라

다시는 네 눈앞에 나타나지 마

아버지의 은혜는
다음 생에서 갚겠습니다

어언

- 천파부 -

폐렴이 심하고
자상까지 입었으니

며칠 푹 쉬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고맙소

-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알았소

솔직히 말씀드리면 병세가 워낙
심한데다 부상까지 입으셔서...

의원, 꼭 살려주시오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전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요

연랑, 의원이 뭐라더냐?

별 거 아니래요
푹 쉬면 금방 좋아진댔어요

연랑, 거짓말 말아요

제 병 심각한 거죠?

아무렇지 않대요
괜한 걱정 하지 말아요

아까 보니까 아버지께서
인삼을 갖고 오시던데...

장군도 참...

속으로는 걱정되시면서
체면 때문에 오시질 않잖니

어머님도 그렇고

장군님께서도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니 감사드릴 뿐이에요

어언. 우린 한 가족이야

승상이 안 계셔도
우리를 친부모라 생각해라

다른 생각하지 말고
푹 쉬어라

고맙습니다

왜 그래요?

조금만 더 가면 변경이오

걱정 말아요, 그렇게 차려입으니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요

조금만 조심하면
아무도 눈치 못 챌 거예요

기회를 봐서 천파부로 들어가요

알았소

수상한 자 같으니 조심하오

알았어요

도련님, 시왕부에서 왔습니다
도련님을 모셔오라고요

다른 분부는 없었소?

- 우선 천파부로 돌아오시랍니다
- 좋소

나리, 마님
나리, 마님

나리, 마님
셋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셋째가?

- 셋째야
-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제가 잘못했어요
벌해 주십시오

다 지나간 일이잖니
돌아왔으니 됐다

그래, 폐하께서도 널 용서하시고
전쟁에 나갈 수 있게 허락하셨다

얼른 일어나라

어머니, 아버지
소영이에요

형, 대단한대? 갈 때는
혼자더니 올 때는 둘이네

형수님이시지? 예쁘시다
형은 복도 많아

그러게 말이다

아버지, 차 드시고 화 푸세요

얘야, 이제 나한테는 너밖에
없는데 항상 궁에 있어야 하니...

전 폐하의 사람인걸요, 제가
거기 있어야 반가에 도움이 되죠

하지만 우리는 이미
힘을 많이 잃었어

아버지, 이번 일로
마음 약해지시면 안돼요

예전에 이러지 않으셨잖아요

반표가 죽은 후로...

폐하가 양가를 전쟁에 내보내는
건 잠시 이용하는 것뿐이에요

안팎으로 근심이 많고
조정에도 사람이 필요하니까

임시방편으로
이용하려는 것뿐이에요

그건 나도 안다
하지만...

아버지, 천파부 별 거 아니에요
천하에 인재가 얼마나 많은데요

그 사람들만 우리 편으로 만들면
앞으로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어언도, 반표도 다 떠났다

양가를 이기고 천하를
얻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니

아버지,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어언이 나한테 이렇게
냉정하게 할 줄 몰랐다

이게 다 양가 때문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죽이고 말거다

아버지

양가가 전쟁에 나가는 건 이미
결정된 일인데 왜 자꾸 이러시오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하지만
소신의 말 좀 들어주시옵소서

양가 때문의 제 아들은 죽었고
여식은 행방도 모르옵니다

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모든 것이 양가의 짓이옵니다

소신은 여태껏
나라와 조정을 위해 일해 왔고

평생을 송에 바쳤사옵니다

그런 제게 어찌 이 분노와
원한을 묻어두라고만 하시옵니까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승상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시오

양 장군과 승상 모두 송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신들이오

더 이상 다투지 말고 화해해
조정과 사직을 위하라 했잖소

그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오

폐하

옛말에 옥은 부서져도
그 성질이 변하지 않으며

대나무는 태워도 마디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였사옵니다

여태까지의 소신이 세운
미미한 공적을 생각하셔서라도

성은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승상의 공을
짐이 어떻게 잊겠소?

- 일어나서 말하시오
- 망극하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뿐이오

두 집안 모두 과거는 잊고
나라와 조정을 생각해 주시오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당연히 대송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그럼 됐소

하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사온데...

제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까 걱정되옵니다

내가 충신의 말도 듣지 않는
우매한 군주란 말이오

폐하, 최근 사건에서 천파부의
죄가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양 장군이 병권을 잡게 되면

안 그래도 명망이 높은
장군의 기세가 더 높아져

옆에서 부추기기만 하면 다시
모반을 꾀하려 할 것이옵니다

폐하, 만일의 상황을
생각하시옵소서

승상의 뜻은...

이번 출정은 목적은
요를 방어하는 것이옵니다

폐하께서 모든 군권을
양 장군 부자에게 넘기시면

전쟁에 나가기도 전에
자만한 마음을 갖게 될 텐데

승리를 하고 돌아온다면
안하무인일 것이 분명하옵니다

차라리 폐하께서 직접
출정하시는 게 어떠하신지요

그러면 양가가 배반할 수도 없고

공적을 세웠다고
오만하게 굴지 못할 것이옵니다

- 허나 요의 공격이 거세오
-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요의 기세가 아무리 높다 해도
대송을 뛰어넘지는 못하옵니다

소신의 생각으로는
폐하께서 직접 출정하시면

삼군의 사기가 더욱 높아져
요를 몰아낼 수 있을 것이옵니다

폐하, 옥체를 보전하셔야 합니다

친히 출정 하셔서는
아니 될 줄로 아뢰오

요가 무서운 기세로 공격해오니
짐이 직접 지휘해야겠소

그러면 병사들의 사기도
진작될 테고 일석이조가 아니오

폐하

팔현왕과 양 장군 두 분만으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사옵니다

또 조정에 폐하의 결정을
기다리는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출정은 아니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조정일은 걱정 마시오

팔현왕이 돌아오면
짐 대신 처리하면 될 것 아니오

전장은 위험한 곳이오라
폐하의 옥체에 행여...

시왕, 짐이 군대를
다스릴 능력이 모자라

일을 그르칠까봐 그러는 거요?

아니옵니다

안심하시오

짐도 예전에 선왕과
같이 출정을 나갔을 때

패배한 적이 없소

요가 얼마나 대단한지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소

열흘 후 출정하겠소

- 승상
- 폐하

짐을 대신해 팔현왕에게 서둘러
돌아오라는 서한을 보내시오

알겠사옵니다

출정 일자는 정해졌나요?

열흘 후요

폐하께서 신하들의 청을 듣지
않으시고 출정하시겠다 하셨소

직접이요?

아이들도 그렇고...

내 어깨가 더 무거워졌소

폐하가 가신다면 분명히
승상도 같이 가려 할 테고

여태까지 행태로 보면

승상이 또 폐하 앞에서
장군을 모함할 텐데

장군을 곤경에 처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폐하는 현명하신 분이오

승상의 계략에
쉽게 넘어갈리 없소

걱정마시오

부인, 저걸 보시오

이 전포는 여태까지 수많은
전쟁터 생사의 갈림 길에서

나를 지켜줘 무사히
돌아오게 해줬잖소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요

전 저 전포를 볼 때마다

장군이 송을 위해 싸우시다
다치셨던 게 생각이 나요

언제까지 이렇게 마음을
졸여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 부인
- 됐습니다

집 보다는 나라 걱정이 더 큰
장군께 시집온 건 제 선택인걸요

하지만 이번엔 장군과 애들이
모두 나가시니 더 걱정입니다

저번에 지광 대사님께서 하신

일곱 아들 중 여섯만 돌아올
거라는 예언 때문에 그러시오?

그건 평소에 조심하라는 뜻이지
꼭 그렇다는 건 아니잖소

부인, 마음 푹 놓으시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숨쉬고 있는 한

애들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소

정말이오?

부인께서 며칠째
웃지도 않으세요

이유를 여쭤 봐도
대답도 안하시고요

우리가 출정하는 것 때문에
걱정돼서 그러실 거야

그럼 이제 어떻하죠

아직 출정하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병이 나셨잖아요

그러게, 어쩌면 좋지?

좋은 생각이 있어

뭔데?

신혼출정이면 아마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리는 법이지

신혼? 누가 결혼해?

하여간 넌 못 말려
지금이 장난할 때야?

억울해
장난 아니야

생각해봐

어머니들이 제일 걱정하는 게
뭐야? 자식들의 혼인이라고

형들이 출정하기 전에
혼례를 올린다면

어머니 모든 근심이
한 번에 녹아 없어질 걸

그래, 좋은 방법이네

그런데 막내야
초초가 살아있으면 모를까...

- 그 얘긴 하지 말아요
- 내 걱정은 마

초초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있으니까

좋아, 기왕 할 거면
세 쌍이 동시에 하는 거야

어떻게 세 쌍이야?

넷째 형이랑 반 낭자도 있잖아

넷째 형은 아마 안 될 거야

시왕께서 전쟁에서 돌아오면
폐하께 말씀드린다고 했지만

지금 혼례를 올렸다가는
승상이 가만있지 않을 걸

그럼 두 쌍이라도 해야지
큰 형이랑 상의하러 가자

막내 너...

이렇게 좋은 일에
반대할 이유가 없잖니?

예전부터 너희들 혼인 때문에
내가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앓던 이 빠진 것처럼 시원하구나

그런데 연랑과 연덕이 걱정이다

아직 마음이
회복되지 않았을 텐데

너희들이 혼례를 올린다고 하면
더 가슴 아플지도 모르겠구나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형제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결실을 맺게 됐고

두 쌍이 동시에 혼례를 올리는데
겹경사가 아니겠어요

저희도 당연히
축하하고 기뻐해야죠

맞아요, 어머니

저희 때문에 좋은 일
미루지 마세요

형이랑 연소가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 그럼...
- 어머니, 걱정 마세요

시간이 별로 없으니 바로
혼례 준비를 해야겠어요

형, 여섯째야
정말 축하해

형수님과 제수씨가
한꺼번에 생길 줄은 몰랐네.

셋째 형, 여섯째 형
축하해

고마워

- 혼인한다니까 기쁘지?
- 당연하지

얘들아, 내일이면 이제
한 집안의 가장이 된다

앞으로는 행동을 더 조심하고
이상한 일에 휩쓸리지 말거라

집안 건사도 잘하고 부인에게도
자상하게 하고 서로 존중해야해

알겠습니다, 어머니

형

오늘따라 더 말이 없는 것 같네

너도 마찬가지잖아

- 난 형보다 포기하기 쉬울 거야
- 그래?

포기하지 않으려 해도 결국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거든

잊고 싶다고 생각하면
정말 잊혀질까?

먼 길을 떠날 때
봇짐을 싸는 것과 같아

온 집안의 물건을
다 가지고 살 수는 없잖아

그래서 필요한 것만 담게 되겠지

하지만 꼭 가져가야 할
물건이 있으면?

그럼 그게 얼마나
무거운 지 봐야겠지

너무 무거우면
들지도 못할 테니까

못 들겠으면 이고라도 가야지

내가 사는 이유가
그 물건들 때문이니까

그렇다면 그건 업이지

전생의 업...

아니면 더 전의
업 일 수도 있고...

그게 인연이랑 뭐가 달라?

인연과 업은
종이 한 장 차이야

인연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얻어지는 거거든

인연 얘기가 나왔으니
하나 물어보자

인연은 정말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닐까?

당연히 안 돼지

만약 어언이 날 기다리지 못하면
네가 어언을 위해 불경 읽어줘

축하드립니다

하늘에 절!

부모님께 절!

신랑 신부 맞절!